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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성택

2008.05.03 09:50

윤성택 조회 수:222



엄청난 속도의 트럭이 막 지나치고 나서의 먹먹함 같은 걸까.
일이라는 것이 일상 모두를 휘감고 지나온 것 같은
토요일 오전, 이 음악이 집안의 창이란 창은 다 열어놓고 흐른다네.
글이 올라 온지 꽤 되었는데 보름이 넘는 동안
긴 여정의 편지처럼 마음이 발효하게 내버려 두었는지도.
천 시인의 글에는 묘한 매력이 있지.
잊고 있었던 것들 그리고 무심히 지나친 것들을
나직이 불러 모은다고나 할까.
첫사랑, 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하루하루 겉으로만 맴도는 생각이
깊이 잠수를 시작하네. 빠르게 되감기는 비디오테이프처럼
어느 한 지점, 바로 그 지점
한 쪽 팔로 뒷머리 베개를 한 채 무심히 하늘을 바라보는
어느 오후의 벤치가 되는 것. 이럴 때마다
과거의 나는 기시감처럼 그곳이 낯익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어떤가요, 그대. 당신도 나와 같나요? 어떤가요, 그대.
음악의 후렴구가 내내 기억 속으로 이어지네.
모쪼록
나를 알아보는 추억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줘서
고맙네.
건필하고 늘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