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소리 지른 사람은 저입니다

2003.04.02 15:31

윤성택 조회 수:462 추천:4



              
아구구
의자에서 기지개를 해보는데
내 몸 어딘가에서 뚝!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뼈가 자라는 것일까?
동그랗게 눈을 떴다가 아주 살살
몸을 비틀어 봅니다.

나의 성장은 서둘러 멈추었고
더 이상 뼈들은 제살을 찌르거나
마음을 덧나게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
무시로 내 뼈들은 이 봄날
마디를 꺾으며 무언가 피워낼 것만 같네요.

요 며칠 착하게 지냈습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죄지은 사람 심정이 되어보기도 했고요.
한편으로는 헤드락 기술 걸어보고 싶은 날들이었고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인연이라는 끈을 술술술 풀어 여기까지 왔으니
고구마 순처럼 딸려오는 것들이 항상
다 알토란같은 것이겠냐는 물음.

소리 지른 사람은 저입니다.
라고
창밖 개나리 두손 쭉 뻗어
왼쪽으로 옆구리 굽히는 모습,
나도 따라하고 싶은
봄이니까 아구구요.


2002. 3.29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7 나였던 기억 2004.01.07 916
66 크리스마스 이브, [1] 2003.12.24 529
65 편지 [1] 2003.12.11 847
64 대학원, 2003.12.09 773
63 신춘문예의 계절 2003.11.27 639
62 어느 시인의 죽음 2003.11.20 571
61 시를 위하여 2003.10.25 613
60 귤로 물들다 2003.10.13 385
59 가을 단상 [1] 2003.10.01 485
58 김솔에게 - 너의 만연체가 말해 주는 것 [1] 2003.08.26 513
57 늦은 아침 2003.07.30 530
56 두근두근 소곤소곤 2003.07.21 423
55 '오노 요코'전을 보고 [2] 2003.07.08 337
54 견딜만 하다 2003.06.24 639
53 나는 지금, 2003.06.17 473
52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2003.05.16 372
51 [詩作노트] 실종 2003.04.29 506
50 그런 날 2003.04.29 431
49 박성우 [거미] (창작과비평사) 시집 읽기 2003.04.08 437
» 소리 지른 사람은 저입니다 2003.04.02 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