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12:20

윤성택 조회 수:571



포장마차 경유난로가 소주 뒷맛처럼 쐬하다.

안경을 벗어 탁자에 놓는다는 건,

시력이 더 이상 타인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초고추장은 깊고 구름은 와사비 빛이 난다.

감각을 휘휘 젖는 자정 무렵이니까.

무엇이든 접촉이 두려운 계절,

멀찍이 입막음한 헤드라이트가 쉭쉭거리며 스쳐간다.

 이런 날은, 이런 날은 그렇다.

내가 모르는 내가 나를 훑어봐도 괜찮다.

그만큼 별들은 자유로우니까. 양자역학적으로,

한 잔 가득 어딘가로 비워지고 있다고.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태풍 2020.09.04 4637
144 눈이 온다는 건 2013.12.04 2612
143 폭염 2020.08.17 2588
142 빗물처럼 file 2014.02.12 2123
141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091
140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044
139 새벽은 음악이 아프고 2014.01.09 1962
138 성에 file 2014.02.03 1889
137 붐비는 날들 file 2013.12.24 1875
136 상상 file 2014.01.14 1847
135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793
134 가을 file 2013.10.17 1790
133 안부 file 2013.11.26 1745
132 2014.01.07 1270
131 벚꽃 file 2015.04.27 1141
13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1 2011.03.11 963
129 2009.05.23 931
128 충혈 file 2013.12.11 831
127 잠들기 직전 2014.03.07 819
126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