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밀교

2020.03.25 12:33

윤성택 조회 수:469



삶이 시간에게 투옥 중인 것이라면 시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벽에 긁어놓은 표시다. 수많은 과거의 내가 기억 속에 갇힌 채 매순간 교정되는 상상. 과거와 현재의 시차를 잊은 채 나였던 것으로 세뇌 당하는 날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끝끝내 우리가 되기 위해 너를 버린다. 네가 완벽하게 내게로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됨으로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철저하게 감염되는 것이다. 너와 내가 옮아간 것이 우리라는 항체이다. 그러니 시란 문학에 감염된 자들의 밀교에 가깝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글이 읽으러 기회를 만난다 2024.02.22 26
144 영화로운 2024.01.26 28
143 신호등에 걸려 서 있다 보면 2024.03.13 34
142 보랏지다 2023.12.28 43
141 인생이 통속으로 취했거늘 2024.02.01 46
140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64
139 소포 2023.01.18 72
138 시나리오 2023.02.24 74
137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79
136 시시때때로 2022.02.23 81
135 냉장고 2023.09.07 84
134 음악 2022.03.23 89
133 시고 시인 2021.12.01 90
132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91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92
130 허브 2021.08.25 96
129 봄 낮술 2022.04.27 101
128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09
127 poemfire.com 2023.05.10 109
126 버찌 2022.06.17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