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1

2011.03.11 10:53

윤성택 조회 수:963 추천:102


뒤돌아보고 싶을 때 우리는 어느덧 봄의 경계를 지난다.
햇발이 감겼다가 천천히 풀리는 오후,
봄은 빙글빙글 꽃의 봉오리에서 원심력을 갖는다.
무언가를 위해 떠돈다는 것은
무채색의 기억에
색색의 물감과도 같은 연민을 떨구는 것이다.
죽음조차 가늘고 가는 빛의 줄기를 따라
잎맥으로 옮아가는, 시간의 응시.
그러니 지금은 삼십 촉 기다림이 봄의 형식이다.
꽃이 피기 위해 짚어보는 미열은,
각오하고 고백한 첫인상 같은 것.
그 마음이 내내 멀미처럼 아른거리는 봄.
누구든 문득 그런 설레임의 자세로 봄을 지나곤 한다.
거기에는 눈이 만지지 못하는 다정이 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글이 읽으러 기회를 만난다 2024.02.22 26
144 영화로운 2024.01.26 29
143 신호등에 걸려 서 있다 보면 2024.03.13 37
142 보랏지다 2023.12.28 43
141 인생이 통속으로 취했거늘 2024.02.01 46
140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64
139 소포 2023.01.18 72
138 시나리오 2023.02.24 74
137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79
136 시시때때로 2022.02.23 81
135 냉장고 2023.09.07 84
134 음악 2022.03.23 89
133 시고 시인 2021.12.01 90
132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91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92
130 허브 2021.08.25 96
129 봄 낮술 2022.04.27 101
128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09
127 poemfire.com 2023.05.10 109
126 버찌 2022.06.17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