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스트로

2003.09.18 16:12

윤성택 조회 수:4876 추천:88


  스트로

  오렌지 주스에 빨대를 꽂네 소용돌이가 일며 주스가 올라오고 북상한 비구름 한가운데 장대비가 꽂히네 성급한 맨홀이 벌컥벌컥 빗물을 들이켤 때, 밤을 들이마신 가로등도 힘껏 붉어지네 뾰족한 빨대 끝으로 유리잔 바닥을 더듬네 모든 결핍은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것이라고, 튀어오른 빗방울이 왕관처럼 소리를 거느리네 바닥은 구름을 향해 빨대를 꽂는 것이네 빗줄기 꽂히면 꽂힐수록 구름이 삼켜지네 기울인 유리잔에서 빗소리 들려, 나 울컥인 적이 있었네 누군가 내 안까지 잠겨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네

                
* 시집 《리트머스》(문학동네) 中

 

윤성택
1972년 충남 보령 출생
200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리트머스』, 『감(感)에 관한 사담들』, 산문집 『그사람 건너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여행 2010.12.31 4561 135
공지 타인 2008.02.12 4883 112
공지 아틀란티스 2007.04.12 4445 56
공지 FM 99.9 2004.09.26 4920 85
공지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2004.12.15 5142 125
공지 탈수 오 분간 2004.06.01 4937 100
공지 로그인 2005.09.01 4816 84
» 스트로 2003.09.18 4876 88
공지 후회의 방식 2005.03.18 4053 127
공지 장안상가 2004.06.03 4904 87
공지 대학병원 지하주차장 2004.02.28 4072 31
공지 검은 비닐 가방 2006.02.15 4269 55
공지 농협창고 2006.07.27 4206 55
221 과적의 밤 外1 - [시현실] 2025년 겨울호 secret 2025.11.19 0 0
220 지도를 빌린다 - [시와사상] 2025년 겨울호 secret 2025.11.19 0 0
219 그만이기를 - [시마] 2025년 겨울호 산문 연재 secret 2025.11.19 0 0
218 기억을 찾습니다 - [시와정신] 2025년 겨울호 secret 2025.11.19 0 0
217 가을비가 내리면 멍하니 - [시마] 2025년 가을호 산문 연재 secret 2025.11.05 0 0
216 여름밤 - [시마] 2025년 여름호 산문 연재 secret 2025.11.05 0 0
215 Her - [문사문집] secret 2025.11.05 0 0
214 점등원 - [시인시대] 2025년 봄호 secret 2025.03.11 0 0
213 화원에서 한 시간 - [시마] 2025년 봄호 산문 연재 secret 2025.03.11 0 0
212 위내시경이 내려오는 밤 外1 - [문학과사람] 2025년 봄호 secret 2025.03.11 0 0
211 왼손에 텀블러가 들려 있다 - [시마] 2024년 겨울호 산문 연재 secret 2025.03.11 0 0
210 그래서 기대한다 外1 - [시와경계] 2024년 가을호 secret 2024.09.26 0 0
209 가다 서다 드는 것들 - [시마] 2024년 가을호 산문 연재 secret 2024.09.26 0 0
208 여름 이전 - [시마] 2024년 여름호 산문 연재 secret 2024.06.28 0 0
207 입김 - [시마] 2024년 봄호 산문 연재 secret 2024.03.28 0 0
206 보호되는 휴일 - [시산맥] 2024년 봄호 secret 2024.01.05 0 0
205 가을 우체국 - [시마] 2023년 가을호 산문 연재 secret 2023.08.04 0 0
204 기다리는 사람은 기다릴 때까지 온다 - [시인시대] 2023년 가을호 secret 2023.07.11 0 0
203 냉장고 - [시마] 2023년 여름호 산문 연재 secret 2023.05.12 0 0
202 봄봄봄 - [시마] 2023년 봄호 산문 연재 secret 2023.02.07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