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정이 일치하는 그곳에 당신이 있고 
    길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시간은 망명과 같다 아무도 그 
    서사의 끝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나 끝끝내 완성될 운명이 
    이렇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 
    사랑은 단 한 번 펼친 면의 첫줄에서 
    비유된다 이제 더 이상 
    우연한 방식의 이야기는 없다 
    이곳에 도착했으니 가방은 
    조용해지고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여행은 항상 당신의 궤도에 있다
 
* 시집 《감(感)에 관한 사담들》(문학동네) 中
 
윤성택
1972년 충남 보령 출생
200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리트머스』, 『감(感)에 관한 사담들』, 산문집 『그사람 건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