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오늘 버스를 타고 오다가 시멘트로 된 축대 너머 나무들과 꽃들을 보았습니다. 저들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슬퍼한다는군요. 그래서 문득 전방에 두고 온 애인 나무가 생각났습니다. 예쁘다는 말을 들은 난초는 더욱 아름답게 자라고, 볼품이 없다는 말을 들은 장미는 자학 끝에 시들어 버린다는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산에 가거나 나무와 꽃과 함께 있을 때 우리의 마음은 차분해지고 아늑한 기분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영적인 충만감에 젖어있는 식물들의 심미적인 진동을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이 아닐른지요. 더 말할 것도 없이 식물은 우리가 함께 기대고 있는, 이 우주에 뿌리를 내린 감정의 생명체입니다. 그래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전방에 두고 온 내 애인나무, 아침마다 막사에서 사령부로 이동하다가 내가 꼭옥 안아주었던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애인이 떠올랐습니다. 두 갈래로 쭉 뻗은 각선미의 나의 애인, 지금쯤 낙엽을 떨굴 때가 되었군요. 보.고.싶.다.라고 써보고 싶네요. 잠시 한눈팔다가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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