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저물 무렵 길은 커브로 돌아섰지만, 제 인생은 아직 돌아서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버스 안 왼쪽 차창에는 저녁놀이 불타올랐습니다. 거기 그 차창에 다시 인화되어 있는 구부정한 사내, 참 철없이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꾸만 저녁놀처럼 붉어집니다. 몇 개의 신호등과 몇 개의 골목과 몇 개의 계단 끝에 있는 집, 흔들리는 형광등 불빛으로도 화들짝 놀라는 책상 위의 파지들. 詩가 밥이 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꾸역꾸역 내 삶에 밀어 넣는 글자들. 어쩌면 저는 귀가길에 포장마차를 들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주황의 여린 속살을 열고 그처럼 환하게 내 마음 어딘가에 소주잔을 떨궈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