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하얀 우체국, 심하얀]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지금 내리는 비가 내모는 것은 여름일까요. 빗소리에서 조금씩 가을 냄새가 묻어납니다. 비가 오는 회기역에서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우산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강이 흘러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한데 어우러져 걸어내려 오지만, 각자의 집으로 삶을 데리고 갈 저녁일 것입니다. 그런 날이면 집집마다 불 켜진 창들은 마치 잔별처럼 아름답습니다. 자기 영역을 빛으로 감싸는 가로등 사이 성긴 빗줄기를 보며, 함께 흘러가는 삶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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