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하얀 우체국, 심하얀]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편의점에서 바나나 우유를 살 때 마개 부분에 적혀 있는 유통기한을 보았습니다. 이 우유는 왜 그 날짜를 기록하는 걸까? 내가 마시는 것은 오늘일 뿐인데, 우유는 보름 후의 시간을 예비해 둡니다. 일생동안 유통될 삶에서 사랑도 그런 것일까요. 오늘의 시간보다는 다가올 미래로 유통기한을 넓히는 것. 그리하여 그 사랑이 변질되지 않고 매일 싱싱한 마음이 되는 것. 스트로우를 꽂다가 보름 후 너를 떠올리며, 가을 가득 머금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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