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하얀 우체국, 심하얀]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하루의 끝에는 막차가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막차를 타게 된 사람들, 둥근 손잡이에 손을 끼워 의지한 채 꾸벅꾸벅 졸거나 막막한 차창 밖을 바라볼 것입니다. 하루 동안 또 어떤 삶들을 살아왔을까. 비워지는 것이 순리인 것처럼, 버스는 사람들을 하나 둘 내려주며 종점으로 치닫습니다. 그때마다 손잡이들은 허공에서 연신 흔들립니다. 가만히 올려다보면 쓸쓸하게 헛그물질하는 듯도 합니다. 그래도 버스는 어둠을 가르며 달리고, 덜컹덜컹 좌석이 자맥질하듯 흔들립니다. 막차는 언제나 쓸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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