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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엿듣다
2002.03.08 20:08
윤성택
조회 수:3029
추천:21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유리창에 얼룩지는 빗물 흔적은 비의 심줄입니다. 그 비가 가물었던 꽃들을 일으켜 세우며 살아 있음에 대한 내성을 가르칩니다. 그때마다 가녀린 잎을 매단 꽃들이 화들짝 놀라 꽃술만큼의 입을 벌리는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이 건강한 비가 세상을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 오는 날 창가에서 귀기울여보면 빗소리 참 듣기 좋습니다. 비와 꽃들이 한몸이 되어 봄을 잉태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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