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등
사랑한다는 것
길가에 민들레 한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감상]
이 시는 시인의 직관력이 뛰어난 작품입니다. 비로소 세상 전체를 받아들이는 것이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랍니다. 한 행 한 행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랑이 무엇인지 얼마나 뜨거운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직 어깨가 쌩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