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중독 - 조말선

2001.07.05 12:51

윤성택 조회 수:1621 추천:288

조말선 / 제7회 <현대시 동인상> 수상작/ 현대시 2001 [문학세계사]

        

        중독


        꽃은 한신 빌딩 오층 외벽에 매달려 있었다
        나는 그때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한신 꽃집은 조금 전에 문을 닫았다
        나는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빨간 점멸등이 피었다 졌다
        파란 점멸등이 피었다 졌다
        한신 빌딩 창문이 노랗게 피기 시작했다
        아크릴 꽃이 파르르 떨었다
        한 송이 한신 빌딩은 꽃잎 한장 움직이지 않았다
        당기시오 꽃잎이 나를 밀어넣고 퉁 제자리로 돌아갔다


[감상]
모든 빛은 꽃처럼 피었다가 진다! 시인만의 독특한 발상이지요. 그 자체가 하나의 시로서의 호흡을 이끌어 갑니다. 마지막 꽃잎과 합일되는 모습. 빌딩의 창문조차 노랗게 피었다면, 화자는 그 꽃잎의 중심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 수많은 꽃들이 밤마다 피었다가 집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951 그녀는 미소를 바른다 - 최원준 2007.04.04 1484 161
950 상가(喪家)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 2002.06.24 1020 162
949 수궁에서 놀다 - 박진성 2003.02.11 948 162
948 새벽 세시 - 진은영 2003.08.09 1259 162
947 만선 - 이동호 2004.07.23 1275 162
946 오발탄 - 신정민 [1] 2007.01.30 1306 162
945 당신은 - 김언 [1] 2008.05.26 1837 162
944 먼지 2세 - 박경원 2002.01.28 1474 163
943 시 - 조항록 2002.11.20 1041 163
942 나무 - 안도현 [1] 2003.03.15 1645 163
941 단봉낙타의 사랑 3 - 박완호 2003.04.17 847 163
940 천막교실 - 김경후 2003.05.13 915 163
939 우산을 쓰다 - 심재휘 2003.05.30 1243 163
938 장마 - 김인자 [1] 2003.08.30 1202 163
937 옛날노래를 듣다 - 이성목 2004.04.08 1291 163
936 상계동 비둘기 - 김기택 2005.02.23 1134 163
935 대숲 - 김영석 2006.12.23 1187 163
934 나무길 - 문정영 2007.01.25 1423 163
933 창문을 내는 사내 - 박미란 2007.01.26 1273 163
932 꽃에 대한 기억 - 진명주 2007.05.23 1553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