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간들의 종말 - 김윤배

2001.11.28 15:14

윤성택 조회 수:1146 추천:202

『부론에서 길을 잃다』/ 김윤배/ 문학과지성사


             시간들의 종말



        시간들의 늙은 웃음 소리 쌓이는 골짜기에 와 있네
        언약의 피멍 흘러온 강물들 조용한 몸짓으로
        내 안에 와서 누우며 시간들의 낡은 몸 끌어안네
        풀잎 한 잎의 고요한 흔들림 위에 시간들이 얹히고
        시간들이 침묵처럼 잠들고 시간들이 저 홀로 깨어
        달빛에 몸을 맡길 때 풀잎은 시간들이 쓸쓸해 보였네
        쓸쓸한 시간들, 웃음 소리가 시간과 함께 늙어갈 때
        시간들은 내 모든 것을 조용하게 만들었네



[감상]
이 시는 관념적인 시적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라는 공간을 생생하게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또한 거기에서 화자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서정과 상징이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51 가방, 혹은 여자 - 마경덕 [2] 2005.12.10 1785 217
150 벽 - 유문호 [1] 2006.04.25 1786 219
149 겨울 모스크바 편지 - 김성대 [1] 2011.02.11 1789 128
148 못은 밤에 조금씩 깊어진다 - 김경주 [1] 2006.08.17 1791 196
147 아직은 꽃 피울 때 - 하정임 2004.08.19 1792 197
146 첫사랑 - 진은영 [2] 2001.09.11 1794 190
145 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 - 최금진 2001.12.03 1795 207
144 제기동 블루스·1 - 강연호 [2] 2001.04.10 1801 283
143 민들레 - 이윤학 2001.06.13 1804 285
142 선풍기 - 조정 [1] 2005.01.25 1807 178
141 오래전에 잊은 이의 눈썹 - 허수경 [2] 2011.03.15 1815 146
140 뒤란의 봄 - 박후기 [1] 2006.04.01 1821 233
139 오늘 당신을 만난 데자뷰 - 박선경 2006.01.11 1824 255
138 저무는 풍경 - 박이화 [1] 2006.05.02 1825 208
137 아침의 시작 - 강 정 [1] 2007.04.17 1825 164
136 남해 유자를 주무르면 - 김영남 2011.04.06 1825 160
135 식당에 딸린 방 한 칸 - 김중식 [1] 2001.05.02 1827 278
134 별이 빛나는 밤에 - 장만호 2008.11.26 1829 128
133 당신은 - 김언 [1] 2008.05.26 1837 162
132 왕십리 - 권혁웅 [1] 2001.04.10 1842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