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망설임, 그 푸른 역 - 김왕노

2002.06.20 11:14

윤성택 조회 수:1153 추천:174

망설임, 그 푸른 역/ 김왕노/ 1992년 대구 매일신춘문예로 등단



        망설임, 그 푸른 역


        택시가 서자 택시에서 꽃이 내렸다
        꽃은 기차표를 끊어 남쪽으로 떠났다
        봄이면 북상해 오리라던 예감도 약속도 없이
        버스가 서자 별이 내렸다 낮달이 내렸다
        트럭이 서자 가로수가 내렸다
        생 잎을 떨구다 가로수도 떠났다

        바람이 서자 도시를 부둥켜안고 있던
        노래가 내렸다
        몇은 떠났지만 몇은 혀끝에 잡아두었다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나를 위한 작은 배려
        저녁나절을 무단 횡단해 온 새가 나직이 울어준다



[감상]
가을의 소문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번지지만, 봄의 소문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퍼집니다. 이 시는 그런 푸릇푸릇한 발아의 순간들을 의인화하여 문명과 잇대어 놓습니다. 매번 절감하는 것이지만 상상력이란 얼마나 즐거운가요? 그래서 이제쯤 도착할 때가 되었나, 자꾸만 생각해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71 되돌아가는 시간 - 전남진 2003.06.17 1145 166
270 무덤 - 안명옥 2002.03.19 1145 205
269 고백 - 남진우 2009.11.27 1144 131
268 복덕방 노인 - 조영석 2005.03.22 1144 188
267 가문비냉장고 - 김중일 2002.01.08 1144 203
266 담배꽁초 - 송정호 [1] 2003.10.30 1143 171
265 성내동 옷수선집 유리문 안쪽 - 신용목 2002.04.12 1142 181
264 단검처럼 스며드는 저녁 햇살 - 이덕규 2003.11.06 1140 161
263 하늘 민박 - 김수복 2003.05.07 1140 166
262 뒤통수- 장승리 2002.09.23 1140 208
261 나타샤를 추억함 - 김진하 2003.12.09 1139 207
260 폐타이어가 있는 산책길 - 최영숙 2002.02.19 1138 188
259 구름 편력 - 천서봉 [1] 2011.02.01 1137 128
258 쓰리 아웃 체인지 - 황병승 2003.09.08 1135 185
257 밀물여인숙 2 - 최갑수 2002.07.23 1135 181
256 오이도 - 임영조 [2] 2003.06.04 1133 168
255 수도관은 한겨울에만 꽃을 피우고 - 심재상 2002.02.21 1133 215
254 미싱 - 이혜진 2004.07.12 1132 160
253 벽제행 - 허연 [4] 2002.01.18 1132 186
252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집 - 이창수 2004.04.16 1130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