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단체사진 - 이성목

2002.08.09 15:50

윤성택 조회 수:1482 추천:229

단체사진/ 이성목/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단체사진


        나는 왜 늘 뒷줄에만 서 있었을까
        누렇게 얼룩지고 빛 바랜 흑백사진
        눈부시게 터뜨려 주던 플래시 불빛과
        좀체 터지지 않던 억지웃음들이
        그땐 어쩌면 이렇게도 어정쩡한 자세였는지
        앞선 자들에게 얼굴 가려지고
        청춘이 반쪽으로 남은 사내
        얼마나 더 오래 뒤꿈치를 들고 견뎌야만 할까
        세상의 뒷줄들은


[감상]
과거의 단체사진을 보며 지금 삶의 부분을 짚어내는 잔잔한 감동이 있는 시입니다. 이 시는 그렇게 단체사진에 관한 추억만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춘이 반쪽으로 남은 사내’가 그러하듯 우리의 일상 속에서의 소외, 우리 사회에서의 소외를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누구나 이런 뒤꿈치를 들며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인생이고 삶이지는 않았을까 하는 시인의 감성 또한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합니다. 문득, 그 뒷줄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91 木도장 - 손택수 2001.06.01 1536 350
1190 흉터 속에는 첫 두근거림이 있다 - 정영선 2001.07.12 1620 337
1189 우체통 - 이진명 2001.04.11 2538 334
1188 트렁크 - 김언희 2001.04.11 1758 332
1187 넝쿨장미 - 신수현 [1] 2001.04.07 2047 332
1186 ㅎ 방직공장의 소녀들 - 이기인 2001.04.24 1668 331
1185 나무에게 묻다 - 천서봉 2001.06.11 1781 327
1184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 허수경 2001.04.16 2126 327
1183 날아가세요 - 허연 2001.04.12 2172 327
1182 희망은 카프카의 K처럼 - 장석주 2001.06.28 1649 325
1181 전망 좋은 방 - 장경복 2001.04.23 1889 325
1180 백신의 도시, 백신의 서울 - 함민복 2001.05.17 1380 324
1179 간이역 - 김선우 [2] 2001.04.17 2218 324
1178 우울한 샹송 - 이수익 2001.04.13 1876 324
1177 빛을 파는 가게 - 김종보 2001.07.16 1694 322
1176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 장석남 [1] 2001.04.28 1759 321
1175 펜 노동자의 일기 - 이윤택 2001.04.26 1661 321
1174 그대들의 나날들 - 마종하 2001.06.29 1522 319
1173 장화홍련 - 최두석 2001.04.30 1504 319
1172 봄의 퍼즐 - 한혜영 [2] 2001.04.03 2355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