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온도》 / 이영식/ 시작 시인선 (신간)
축제
대로변
깍두기머리로 깎아놓은 쥐똥나무 뒤
누군가 실례해 놓은 물똥 한 판
똥파리들이 해치우는데 꼬박 닷새가 걸렸다
처음엔 무료급식이라 쭈뼛거리더니
날이 갈수록 동네잔치로 판을 키웠다
늦은 귀가길, 누군가
젖 먹던 힘까지 조여 넣었을 괄약근
기어이 뚫고 나온 그 간절함에 화답하듯
성찬을 즐긴 식객들의 등피가 사뭇 번들거린다
쓰레기 치우던 환경미화원이 빙긋 웃는다
몸 바꿔 입은 푸르름이다.
[감상]
상식을 비틀수록 시는 매력적입니다. 더러운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꿔내는 시선, 또 그 안에 깊이 있는 통찰이 빼어난 시입니다. 길옆에 방치된 오물에 들러붙은 파리들을 <무료급식>과 <동네잔치>로 역전시킨 점은 시인만의 따뜻한 세계관과 맞닿아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환경미화원의 진초록 상의를 파리의 <등피>와 오버랩 시키는 부분은 이 시 관찰력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학이나 철학이 자연의 순리를 연구함에서 왔듯, 좋은 시는 자연의 순리를 통해 조화와 영원을 깨닫게 합니다.
개그 한 토막 같아요.
정호승의 어떤 시처럼,
제목이 뭐였더라?
서울로 간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