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시회 51집》 / 이상인/ 《시와사람》
나비의 터널
흰나비가 날아간 허공에 기인 터널이 뚫려 있다.
부드럽고 뽀얀 밀가루가 덕지덕지 묻어 있느니
두 개의 부채를 활활 부치며 지그재그로 뚫고 간 길이 너무나 투명하다.
뱀이 벗어 던진 허물처럼 한 생이 탈바꿈하여 경계를 벗어난 것처럼
뚫렸던 활로(活路)는 어느덧 오므라들어 소식 끊긴 전홧줄,
희미한 거미줄 같이 흔들거린다.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것들 몇 번의 껍질을 벗듯 덜어내고
고통의 몸짓 아로새겨 넣으며 간 길, 아득하여라.
열나흘, 헐렁헐렁한 날개 짓으로 이리저리 날아왔다 날아가는 허공*
날마다 짙은 꽃향기로 컴컴한 터널을 채우며 죽어갔으리.
*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나비 백 가지』(4쪽) : 2주일 정도 성충 나비로 살면서 짝짓기를 한 후 죽어 다른 곤충의 먹이가 된다.
[감상]
현실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시인만의 감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시는 <흰나비가 날아간 허공>을 시각화하는 데서 더 나아가 <부드럽고 뽀얀 밀가루가 덕지덕지 묻어>있음을 감촉해냅니다. 여기서 이 시의 매력이 돋보이지요. 마치 영혼의 눈을 뜨듯 <한 생이 탈바꿈> 되는 경계를 보여주었다고 할까요. 2주 동안의 삶을 <전홧줄>로 응축시키는 것이나, 날아다녔던 공간을 <터널>로 환치시키는 묘사가 탁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그러고보면제가쓴시는참동시같기두하구요^.^
저도좋은시많이쓰고싶은데ㅠㅠ
앞으로만히읽어야겟어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