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한다, 하지마라》 / 이윤훈 (2002년 『조선일보』로 등단) / 《시작》시인선(2008)
청춘
가만히 서 있으면 한 쪽으로 기울어 불안하다
달릴 때서야 비로소 평형을 이뤄
바람의 날개가 솟고 심장이 뛴다
가파를수록 힘을 느끼는
위태로운 길
죽음이 표시되어있지 않은 이정표
내 안의 해와 달이 힘차게 돈다
펄펄 죽음이 살아 있다
[감상]
청춘에게 완전하다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청춘은 불안한 시간이 빈혈처럼 생을 이끄는 날들입니다. 걷는 것이 아니라 달려야만 이해되는 세계, 죽음마저 방향을 잃는 마음의 자장. 청춘은 이렇게 삶과 죽음이라는 양 극단을 구부려 존재라는 틀 속에 비끄러맵니다. 이 시, 행간 행간 사이가 암시며 직관이며 매혹이군요. “이윤훈은 유미주의자다. 그의 시에는 아찔한 감각적 황홀이 있고 선명한 초월적 이미지가 있다”라는 추천글에 공감이 갑니다.
거기에 7번도 하나 끼워 넣어야겠네요.
늘 운동 부족인 제겐
"자전거 뒀다 뭐하냐, 운동 좀 해라." 라는 말로 들리네요.
정말 오늘은 운동 좀 해야겠습니다.
일단 안장을 제게 맞춰야겠네요.
복습 들어갑니다.
태양의 칸타타 1 - 이윤훈
물감처럼 울컥울컥 내 생을 짜낸다
눈부신 채송화 꽃밭
빛의 금관을 쓴 꽃들, 향기의 폭죽
홀로이며 서로인 빛깔들
피의 격류를 탄
기쁨의 론도*
슬픔, 쓸씀함 따위는
정오 지금의 말이 아니다
제 빛을 내며 살아 있는 것들, 주위에
죽음의 자장(磁場)이 일고
움질거리는 씨앗들
풍만한 하오의 그늘
그 시듦의 부피, 그만큼
생은 또 한번 부풀어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