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秋男이 겪는 가을

2002.10.16 17:06

윤성택 조회 수:710 추천:2




한참동안 내 머리의 가르마를 찾던
바람이
이젠 목덜미에
찬손을 밀어 넣는다.

이제 해보고 싶단 말이지?
가을 나무를
샌드백처럼 쳐대다보면
떨어지는 낙엽,
길가로 나와
어느 저녁에 합승을 하고 싶을까.

바특한 김치찌개라도 앞에 두고
잔을 돌리고 싶은 마음,
아니 포장마차 그 가시내 속살 같은
포장을 들추고 60촉 전구아래
기도하는 자세라도 되어보는 것.

잔이 비워지는만큼
내 안에 주유되는 이 살만한 것들
또 얼마나 이 밤을 달릴 수 있을런지
나는 내내 손마디를 꺾으며
가을이 호명하는
바람소리를 들어야 했다.

뜨거운 피가 슬금슬금
카멜레온처럼
목덜미로 올라온다.


2001.11.3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7 유리창은 수다중 2003.03.03 727
46 슬리퍼 2003.01.17 700
45 다시 셀마를 추억함 2003.01.04 704
44 겨울비 [2] 2002.12.16 842
43 이게! 2002.11.27 697
42 첫눈 [2] 2002.11.13 830
41 조가튼 가을 2002.11.04 740
» 秋男이 겪는 가을 2002.10.16 710
39 사향 2002.09.27 690
38 화분이 내게 말을 할까? 2002.09.03 737
37 옥상에서 본 그리움 2002.07.23 1093
36 집에 가는 길 2002.07.02 946
35 마름을 위하여 2002.06.20 703
34 책상에 앉아 나는 2002.06.10 793
33 너를 기다리다가 2002.06.05 1109
32 장마 2002.05.16 901
31 간이역불빛 2002.05.08 715
30 짬뽕 [1] 2002.04.20 738
29 예비군 번지점프를 하다 2002.04.20 688
28 수다, 오너라 인간아 - 영화 "AI"를 보고 2002.04.19 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