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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01

2001.07.01 08:50

어떤이면 조회 수:200 추천:1


1

긍정적 방향의 진화을 계속하지 못하는 생물체는 당근 도태된다. 나는 요즘 감정이

순환에 빠져 있다. 몇 달 전에 겪었던 감정이 요즘 다시 반복된다. 아픔조차 감지되

지 않는 파스텔톤으로 톤다운된 나의 마음이 보인다. 나는 생각보다 일찍 소멸될지

도 모른다. 그리 두렵지 않은 일이다.

2

한 건의 일이 있다. 시작이 반이라 하였건만 그 반을 나서기가 너무나 힘들다. 게으

름이 지독한 사람에게 게으름은 단순한 의지 박약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무척이

나 심각한 하나의 질곡이다. 난 '억지로 하는 일'이 몰고 오는 엄청난 결과에 몇 번인

가 데인적이 있다. 가장 좋은 일은 가능한 한 그런 일들을 피해가는 것이다. 정신적

인 피해가 심각하다.

3

나의 성격적 단점은 너무도 많지만 요즘 자주 생각하는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

다. 난 영악한 척하지만 별로 그렇지 않아서 한번 믿은 사람은 그냥 믿는다. 별로 근

거를 만들지 못해가면서도 말이다. 반대로 한번 눈밖으로 내놓은 사람은 절대 다시

안으로 들여놓지 않는다. 물론 내가 그래봤자 눈 껌적할 사람도 별로 없을테지만..

이럴 때 웃기는 건 눈 밖에 난 어떤 사람이 나의 이런 감정을 애증이나 그 밖의 야릇

한 감정으로 착각하곤 한다는 것이다.


웃기지 마시라. 난 그저 무관심할 뿐이다. 그런데다 감정을 흘릴 만큼의 여분의 마

음 같은 것은 나에게 없다.

4

인간관계에 전폭적인 신뢰라는게 가능하려면 대체 얼마 만큼의 시간이라는 게 필요

할까? 그리고 그 안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5

눈치없는 사람은 처음에 불쌍하게 보이다가 나중에는 한심해 보이다가.. 종국에는

경멸의 대상이 된다. 최소한 나에게는. 이런 나의 버릇을 '악마성'이라고 불러도 상

관없다. 할 수 없는 일이란 게 있는 거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 어제 대낮 울 집에 도둑이 들었답니다. 울집 현관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내

방을 모두 털어갔네여. 흠. 파출소로 향하는 길에 스친 모든이들이 다 도둑으로 뵈더

군요. 그가 내 방서 훔쳐간 것들은 비단 돈,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그런것만이 아니

었답니다..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