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바람이 교정을 막 치고박고 싸우고 간다.
이 여름 겨울을 거꾸로 생각하다.
그러면 더위를 날 수 있나 싶어서.
내시경으로
겨울의 내장을 들여다 본다.
지상은 적설량으로 한층 높아졌다.
어떤 강은 흐름을 숨기었다.
산과 산의 경계를 덮으며
적설량은 깊어간다.
기러기떼가 북태평양
한류의 물결 하나를 이끌고
하늘을 건너간다.
물결이 아니라 물결 속의 촘촘한 그물을 끌고 간다.
눈발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지상으로 다 빠져 나온다.
맑은 하늘의 별들
기러기자리
아직 지어놓지 않았구나.
화난 기러기떼
하늘을 싹 쓸어모을 듯이
그물을 끌고 간다.
그러나 아무도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올 여름의 장마, 홍수가 겨울에는 눈보라가 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