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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가 나를, 혹은 누군가를 훑고 지나간다

2001.07.05 10:51

水河 조회 수:171 추천:1

장대비가 내리는 날에 바다가 가고 싶어집니다.
한번도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가보지 못해서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래도 오늘 같은날 비취빛 포말을 풀풀 내뱉는
동해바다, 그 곳을 끼고 도는 7번 국도를...38휴게소 뒷편의
바다로 내달음질하고 싶어집니다.

가서 바다와, 그리고 나를 혹은 누군가를 훑고 지나가는
비를 바다로, 바다로

가슴 한켠에, 잡초 무성한.. 벌초를 한 적도 없는 듯한
무덤도 같이 쓸려 보내듯...

창 밖으로 조금씩 하늘에 틈이 보이고 그 틈 사이로 한줄기 빛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 흠뻑 悲가 남색 면바지로 스며들었습니다.
나는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축축한 바지와 함께 이젠 일을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