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창밖 은행나무에서
처음으로 매미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울음소리 듣고 있으려니까
안도현의 시처럼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 추운 한겨울에
목욕탕 옆 목련이 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놀랐었습니다.
그 목련은 목욕탕의 뜨거운 증기를
봄의 숨결로 판단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리고, 헐벗은 나무들 사이에서
한사코 꽃을 피워낸 그 목련의 믿음에
새삼 아릿해졌었습니다.
믿는다는 것,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이다 싶으면 한사코 울어대는 매미처럼
봄이다 싶으면 한사코 피는 목련처럼
눈 딱 감고 무릎을 치는 것!
다들,
그런 일이 많았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