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3년 전 이 맘때 쯤이다.
홀로 떠나오면서 "마지막"일 거란 예감이 얼마나 아팠었나! ......
더운 날씨, 부채를 넣어 둔 박스를 열다,
그 시간 그대로 재잘대는 열댓장의 엽서를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3년 전으로 발을 들여 보는데...
이 엽서를 받고는 한참 잠을 설쳤지,
아! 이 엽서는 그 때였지 마자,
또 이 엽서를 받고는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었나...
그래, 벌써 3년이다.
핸드폰도 없던 삐삐시절이었지만,
'나야'라고 울리는 것 같았던 그야말로 자연산 발신자벨소리...
작게 녹음된 목소리 들으려 얼마나 수화기에 귀를 치댔었는지,
그대는 모르고
그렇게 3년 전, 우린 마지막이었는데...
술자리서 3개월 전 헤어진 애인을 얘기하는 친구에게
나는 자꾸만 나오지 않는 말을 골뱅이와 씹으며,
근데 3년 전 그대는 애인이었나, 연인이었나,
아님 우린 인연이었나?
★ 인연 ★
눈물나도록 외로운 사람들 사이를 훑고
여자의 얼굴을 훔쳐 보곤 했지요 그래서
만난 우린 소주를 먹고 친해 졌지요 술이
더 할수록 아련한 연인들이 떠올랐지요
거슬러 거슬러 유년의 소꼽친구를 지나
태아적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지나 노인의
탄식사이 쫓아 전생의 연인을 생각해 내곤
그녀와 닮은 당신의 어깨를 감고
걷지요.
-쥔장님의 시 좀 빌려 왔음다 (허락없이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