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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칠석

2001.08.26 23:59

김혜경 조회 수:94



칠월 칠석, 밤하늘에 오작교가 놓이는 날입니다
오작교 건너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입니다
별이 된 견우와 직녀를 위해 까치와 까마귀들이 다리를 만들고
그들은 다시 일년만에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겠지요
그러나 닭이 울어 새벽이 오면 짧은 만남은 끝이 나겠지요
내일 새벽에는 견우와 직녀가 흘리는 눈물이
이 땅에 비가 되어 내리겠지요
하룻밤의 사랑을 위해 견우는 1년을 밭을 갈고
직녀는 1년 내내 베를 짠다고 합니다만
저는 칠석날이 있어 견우와 직녀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년에 하루라도 만남이 허용되는 운명이라면
그 운명은 차라리 행복합니다
한 순간 자신의 앞을 지나갈 사랑을 위해
평생을 침묵하며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서로 어긋나는 윤회의 시간대를 떠돌며 찾아헤매는
경주 남산 돌 속의 사랑도 있습니다
늘 바라보면서도 서로의 진실을 알지 못해 안타까운 사람도 있습니다
칠석날,
밤하늘을 보며
저는 시간의 다리를 건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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