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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내

2001.09.08 15:37

윤성택 조회 수:128 추천:3



가을이 되어 햇살이 약해지면
나무는 엽록소를 만드는 힘이 쇠퇴하고
수분도 적어 건조해집니다.
이 때 나무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타는 목마름으로 기진맥진하여
일년 중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을 겪습니다.
바로 그 고통의 흔적이 낙엽이며,
단풍입니다.

예전엔 나무들이 가을에
벌겋게 취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나도 삶에 있어
가을나무가 되었습니다.
손금으로 자라는 가지들,
생명선을 중심으로
알알이 보이는 적혈구가
낙엽 같습니다.

거울 속 나를 구경하는
벌겋게 취한 사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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