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가 왈칵 울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내 의지도 이미 콧잔등까지 타고 내려온 눈물을 막지 못했던...,
혼자였던 그 시간 나는 함께 울어줄 한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내가 울고 있는 시간에는 저 또한 아무 일을 할 수 없어 안절부절 못하다가
말없이 손수건 한 장 내밀어주는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그 사람 앞에서는 내 눈물이 부끄럽게 여겨지지 않는 한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말도 못할 만큼 그리웠습니다.
- 박성철의 '누구나 한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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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상처와 더불어 오르락내리락 하는 열에 겨워 조퇴를 하고 방에 들어가 누웠다.
열기운에... 무슨 드라마인 줄도 모르고 무심결에 틀어놓은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이... 주루륵 흘러내리는 걸 느꼈다.
아마... 드라마 때문이 아니라 서러움이었던 것도 같다.
왜... 혼자사는 사람들,
아플 때 더욱 외로움과 서러움을 느낀다고 하는, 그 외로움과 서러움...
저번에 인대를 다쳤을 때,
혼자 울다가 아빠한테 전화 했듯이,
저번에 넘어져 다쳤을 때,
혼자 치료를 했지만, 웃으며 치료하는 걸 전화로 들어준 사람이 있었듯이,
저번에 장염인지 위염인지 땜에 울다지쳐 응급실 방문해 줬을 때,
일산 저편에서 달려와 준다고 난리치던 엄마아빠가 있었듯이,
그리고 당장에 달려와 줄 것처럼 얘기해줬던 사람이 있었듯이,
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울 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문득 혼자 버텨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아플 때, 혼자 있을 때,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또 그 필요로 하는 대상이 있기를 바랬지만,
이젠... 그 제일 필요로 하는 이 시점에서 나 혼자 버텨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면... 지금 버텨내지 못하면,
나중에 사랑이 찾아왔을 때,
그래서 "내가 그사람이야" 라며 씨익~ 웃어줄 때,
왜 이제야 나타났냐며 어퍼컷을 한방 못날려 줄테니까...
미안하지 않기 위해 혼자서 버텨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