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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런 시 한편이 생각나는 것이다

2001.10.12 18:07

최승철 조회 수:77

이 시보다 더 좋은 시 있음 말해봐
쿡쿡
어제 잘 갔냐?
나는 아직도 머리가 아프당~
하여간 그 놈의 백마를 보는 순간에
성욕이 당겨서 ㅎㅎ
술로 채웠더니
죽겠구나
백수는 이런 게 좋당~
열나 자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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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는 기억을 위하여
            
                                       -허순위


  폐허가 된 사원의 돌 틈에 향초가 피어서 마치 희랍 신전의 기둥 뿌리에서 죽지 않는 숨결 게워 올리는 신화가 생각나게 한다. 향기가 가는 곳을 나는 모르지만, 오래 슬펐다. 이제 기억만은 기억하겠지. 마음만은 내 옛 마음을 알아보겠지. 몸 하나 못 박힌 폐허에 향초처럼 꽃 피는 고요한 울음, 있어라. 벌레들도 고마워라. 폐허라도 고향이 거기 있었다면 처연히 늙은 왕녀라도 아름다워서 언젠가 사람도 낱낱이 말 없고 저 꿈 같이 그윽한 사원이 오면, 관광객 몇 드나들며 술빛 기억으로 인식한다면, 추억이 폐허라도 거기 한때 뜻 모를 환한 꽃이 있었다는 말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