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하구
결혼을 하구
이혼을 하구
한 석삼년 살았나?
그게 애잔할려구?
아니지
오늘 문득
회사를 그만두구
또 혼자구나
이쯤은 되어야지
그래야 애잔하다고 할 수 있겠지
또 나는 뭐하고 있었나
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냉수에 목욕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한 석삼년을 허송하게 보냈나?
오늘은 문득
저 낯선 사내가 거울 앞에 앉아있다
잠을 자다가 일어나
또 술을 마시다가
또 전화를 하려고 하다가
그래 이쯤은 견뎌야지
눈을 뜨면 빛이 보이겠지
늙은 작부의 마음이 이럴까
취직은 쉬위도
시 쓰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석삼년은
시만 생각하다가 죽어도 시만쓰다가
골골이 뼈에 사무친 한을 풀어낼려나?
아니여도 그대로 석삼년이 흐르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잘 있었니?
물을 수는 있겠지
내 삶에게 그래 아직두 살았구나
안부쯤은 물을 수 있겠지
그래야 그때쯤 애잔하다는 말 한마디꺼낼 수 있겠지
내가 아는 슬픔이 이제 온다네
반갑게 맞이하려네 젊은 시절
철없이 떠들던
그 높은 음자리는 밀어내고
아무 말없이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상처를 잘알아서
빗금 그어진 시간만큼
바위의 틈을 읽어내는
바위와 시냇물의 상응처럼
나 오늘은 그렇게 떠돌다가누니
애잔하다는 말은 그때쯤에 가서나 한마디 할까
눈 내린 날 맨발로 골목을 걸어가는 마음이 이러할까
오늘이란 말 참말로 좋군요
이만큼 취해 떠들어봅니다
ps:그리고 자꾸 여자나 소주라는 그 통속적인 것을 너무 드러내지 말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