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손~

2001.11.04 14:34

주향호 조회 수:92 추천:2

                        손

                                                                 송찬호


한 접시의 해안에 먹고 버린 고기뼈가 좌초된 뗏목처럼
걸려 있다 아침마다 나는 유리병 하나씩 배달 받는다
가 닿을 해안도 없이 이 유리병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나는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수많은 해안이 겹쳐 쌓여 조개껍질처럼 딱딱해진 손
손은 내일에 대하여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불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번도 가닿지 못한 해안을 향하여 항해하면서 늙어갔어도
늙어서도 꺼지지 않는,

어느덧 나는 땅의  끝에 서 있다
밤새 바다를 날아온 새들이 창문을 두드린다
투명한 해안이 가까워 온 줄도 모르고

* 여러번 이 집에 들어 왔다가 도둑고양이처럼 몇 편의 시들을 집어 들고 나가곤 하였습니다.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 "좋은 시"에 모아 두신 시들을 읽곤 했지요. 저도 좋은 시 한편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만...... 문득문득 습관처럼 저는 중얼거립니다. "나는 언제쯤 해안에 닿을 수 있을까...!!!" 동굴을 향해 외치는 알리바바의 틀린 주문 같습니다. 그러나 "투명한 해안이 가까워 온 줄도 모르고" 이미 해안 근처를 서성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다시 저를 일으키곤 하였지요. 사실, 시란 그렇게 해안에 닿는지도 모르고 쓰는 표류의 일기 일 것입니다. 후배님도 ^^ 지금처럼  좋은시 많이 많이 쓰시기 바라며, 시란 이름을 놓치 않는다면 이다음에 어딘가에서 문득 만나지리라 믿습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8 축축축축축하하하하 [1] 2001.11.10 112
637 ^^ ^^ ^^ !!! * * * ~~~ [1] 미심 2001.11.10 115
636 축하드려요!!!!!!!!!!!!!!!!!!!!!!!!!!!!! [1] 어리연꽃 2001.11.09 107
635 이렇게 좋은 일이 [1] 조숙향 2001.11.09 112
634 어머, 너무 축하드려요^^ [1] 김혜경 2001.11.09 143
633 골드베르크변주곡 [1] 이상관 2001.11.08 147
632 이 사람을 팝니다 [1] 발레뜨망 2001.11.07 155
631 많이 바쁘신지요... [2] 천서봉 2001.11.07 121
630 찬 바람 [2] 트레넨 2001.11.05 141
629 행복 시작 ㅎㅎ [3] 최승철 2001.11.05 123
628 아려오는 것에 대하여 [2] 동뫼 2001.11.04 117
» 손~ [1] 주향호 2001.11.04 92
626 슬픔에 관하여 [1] 윤성택 2001.11.04 159
625 애절하다고 하는 것!! [3] 최승철 2001.11.04 107
624 안녕하세요^^ [1] Jung~* 2001.11.02 101
623 선물이요~ [1] qhrtkRhc 2001.11.02 112
622 10월의 마지막은 11월의 시작 [1] 이상관 2001.11.01 106
621 11월의 첫날 [1] 동뫼 2001.11.01 157
620 10월의 마지막 밤 [2] 트레넨 2001.10.31 119
619 10월의 마지막 날 윤성택 2001.10.31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