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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이. 왕비. 몽실이...... 나의 친구들.

2002.01.08 10:41

어리연꽃 조회 수:56


몇일을 감기에 시달리니까 몸도 마음도 지치네요..
그래서 내방에 선인장을 바라봤죠.
유일하게 내방에서 자연의 흔적이 느껴지니까요.

근데...
그중에 한녀석이 시들해 진다는걸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이녀석을 사올때 당부의 말로 들었던건
"선인장을 대부분 물을 많이 줘서 죽곤 하니깐
한달에 한번씩만 주세요. 근데 가운데 것은 한달에 두번이예요."

그래서 난 1일과 15일에만 물을 주리라 다짐하고
햇빛이라도 따뜻하게 들면 창가에 놓아두고
밤이면 따뜻한 방안에 두었답니다.

근데...
가운데 녀석이 조금씩 말라가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신경못쓴건 이틀밖에 안되었는데
감기때문에 신경을 못썼더니
어느새 끝이 말라들어가는것도 몰랐네요.

선인장을 건네주면서 그사람은
" 식물도 사랑을 받는지 아닌지 다 알아. "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지어줬는데...
뽀글이, 왕비. 몽실이.
그리고 집에 있을때 만이라도 예뻐했었는데...

왕비라는 이름처럼
이녀석은 예쁘게 뻗은 팔을 가지고 있지만
예민하군요. 제일먼저 심통을 부리니까요.

생긴게 보글보글 거품처럼 생긴 뽀글이나
가장 평범한 선인장처럼 생긴 몽실이는
아주... 무던하게도 잘지내는데...

물을 아주 흥건히 뿌려줬습니다.
다시 생기있어졌음 좋겠습니다.
계속 관심 가져 주려 합니다.

무언가를 사랑하는건
내방식으로, 내가 사랑하는 마음마음 만으로
무턱대고 주기만 하는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대상을  잘 알고 사랑해야 한다는것.
먼저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것.

내가 아무리 사랑을 듬뿍 준다해도
그것이 과하면 썩어버릴수도 있고
부족하면 말라죽을 수도 있으니깐...

혹시 왕비도 감기에 걸린건 아닌지...
먼저 내가 기운을 차려야 이녀석도 생기있어지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