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민락동 회 센터를 지나
광안리로 들어서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신호등에서 꼭 신호를 받습니다
그럴때면 저는 습관처럼 고개를 돌려
잠시 바다에 제 영혼을 풀어놓습니다
붉은 신호등이 점점 푸르러 갈 동안만
내 껍데기를 잠시 차에 묶어 두고
묽어져버린 내 영혼을 겨울바다에
풀어주고선 난 온종일 시간과 어울려
저벅저벅 더듬더듬 째깍째깍 살아갑니다
혹시라도,
어느 겨울바다에서 꽃을 보시거든
따뜻한 입김 한 번 훅, 하고 불어주십시오
아래로 아래로 더 깊숙이
뻗어나가고픈 제 영혼입니다
어두워져 가는 창 밖을 바라보기가 싫어
창을 막아버리고 싶은 겨울의 주말입니다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