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가 뻑뻑하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밑 부분을 열고 볼을 꺼낸 다음
그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아!
조그만 세 개의 롤러에 띠로 감긴
먼지의 때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감아 왔을까.
한뼘도 안 되는 마우스 판에서
시지프스의 돌처럼 굴렀구나 싶더군요.
그 안을 들여다보다가
나도 알처럼 옹송그려
샤프 끝으로 먼지 때를 긁어내고
또 후후 불어냈습니다.
나도 그랬을 것입니다.
지금 세월에 뒹구는 내몸 어딘가
이 먼지의 때와 같은 것들이
들어앉아 있을 거라는 생각.
이제 좀 나도,
긁어낼 때가 되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