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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들, 집요한,

2002.04.30 20:28

박진성 조회 수:154







  부재하는 것들이 공중에 떠다닙니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부재,
형태만 간직하고 끊임없이 나를 쪼아대는, 그런 부재가 공중에  떠
다닙니다. 더욱 싫은 건, 그 부재 때문에 내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
면서 아프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소한 것들이 사람에게 주는 상처는 큰 것 같아요. 가령, 형하고
처음 만났던 회기역의 포장마차…  그곳에 우리는 갈 수  없잖아요.
회기역은 그대로 있는데… 그곳에 포장마차를 우리가 세우면 되는
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현존하는 부재고 어쩔
수 없는 부재고…
  성택이형, 나의 고통이 나의 고통을 부디,  복제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형 엊그제  우리집에서 자고 간 날,  형이 시켜준  만두를
먹는데 와락 눈물 같은 게 쏟아졌어요. 나는 그게 내 눈물이 아니라
고, 내 열이라고, 애써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건 명백하게 내  눈물
이었습니다. 부디, 부디, 나의 비명이 누군가의 가슴에 박히지 않았
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습
니다. 포즈로서의 절망이 아니라  내용이 알 찬 절망이었으면  좋겠
습니다.
  형,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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