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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오두막입니다.

2002.06.21 01:49

하늘마음 조회 수:163

개구리도 오늘은 힘이 드는지 일찍 곯아떨어진 모양입니다.
산골주인이 고추와 씨름하느라 힘이 들어 개구리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곳은 울진 불영계곡 상류 산골 오두막입니다.
서울에서 자라, 서울에서 학교다니고, 서울에서 회사다니다, 결혼하고....
서울빼면 거의 없는 그런 생활을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남편을 반대, 반대하다 결국 쫒아내려온 배동분 소피아예요.

남편은 현대자동차 소장으로 있었고, 저 역시 한국생산성본부에 다니다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하던 중 남편의 귀농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오랜 날을 고민했습니다.
남편은 반대하는 제게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고 했지요.
어차피 소풍나온 인생, 의미있고, 무소유적인 삶을 살아보자는 데에 합의한 후 이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생전해보지 않은 농사를 지으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네요.그것도 사람을 살리고 땅을 살리는 유기농으로 하니 더욱 초보에게는 버거운 일이예요.

산골로 와서 신이 난 아이들은 그저 놀기에 바쁩니다.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야 저 또한 컸지만 이리 삶의 둥지를 옮겨앉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요.

사람이 어느 하늘에 머리를 두고 살든 마음의 풍요로움과 가지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만 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종목이 김매기입니다.
고추밭이 '저 푸른 초원위에' 그 자체예요.
유기농이기 때문에 제초제를 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뽑아주는데 저의 전공이지요

우연히 님의 홈을 알게 되어 이리 두서 없이 흔적을 남기네요.
저도 제 홈관리를 하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이곳입니다.
좋은 글 다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을 두고 차근 차근 읽어야겠어요.

개구리들 깨기 전에 불을 꺼야겠어요.
건강, 건강하시고 내일도, 아니, 오늘도 좋은 하루되소서.

       불영계곡 상류 산골오두막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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