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사람은
가끔 혼자서 피식 웃곤 합니다.
내가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라고 그럽니다.
한참 생각해봅니다.
당신이 착한 이유는
그런 옛날생각 때문은 아닐까.
生은 하루하루 겹쳐 입는 무거움일텐데
그 기억을 손수 꺼내어 묵은 때를 털어 내는 것일텐데.
혹시 미친 사람은 그렇게
과거의 어느 정점의 기억에서
영영 빠져나오지 못하는 미아는 아닐까.
하루에도 몇 번씩 미침과 미침 사이를 오가며
목숨을 담보로 삶에 기억을 채우는 일,
멈출 수도 없고 서두를 수도 없는 일.
언젠가 다가올 날에
추억과 같은 경우의 순간이 온다면
혼자서 피식 웃는 것보다 나은
웃음을 보여줄 수 있겠지요.
토요일다운 가로수 잎들이
한가하게 흔들리고
기억할 일들만 남아서
쓸쓸한 듯 그리운 듯
턱 괴게 하는 시간,
어딜 가고 싶은지
발가락 꼼지락 꼼지락거리는 한때.
혼자서 피식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