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프군요. 장마에 눅눅해져있던
머리 속에 익숙치 않은 해가 떠올라서
그런 걸까요?
해는 축축하게 젖은 내 생각들을 순식간에
말려버리고는 가슴을 지나 갈빗대 속으로
점점 일몰해 갔습니다.
대동맥을 넘실거리던 슬픔의 수위도 이제
곧 조금씩 낮아지겠지요.
긴 홍수에 잠겼던 오작교도 다시 흔적을
드러낼 것이고요.
다리의 이쪽과 저쪽,
두 눈 가득 빗물을 닦으면서 마주하여
우리가 서 있을 것 같습니다.
곧바로 뒤돌아설 것 같은가요.
뛰어가 서로를 부둥켜 안을 것 같은가요.
*그 때는 참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자주 그런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열정을 배우고 열정 속에서 삶의 깊이도 배웠습니다. 삶 속에서는 당근 우후죽순처럼 시가 웃자라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