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가량 집을 비우고 어디 다녀왔더니
화분의 식물들이 거의 아사 지경이다.
하나는 병충해를 입어 잎사귀 마다 구멍이 뻥뻥 뚫어져 있고
하나는 끝부터 잎사귀가 말라들어가고 있다.
선인장은 이사하면서 한번 뒤집혀서
뿌리가 드러나도 잘견더서
힘내라고 분갈이 해주었는데
어찌되었는지 다죽고 가운데 몇가지만 살아남았다.
누런 시체가 되어 두러누운 선인장은 가운데 가지만 생생하다.
모처럼 시간내서 갔던 허브농장에서
큰맘먹고 ...
정말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사왔던 허브....
걸핏하면 며칠씩 집을 비우는 나에게
식물을 기른다는건 사치였기에....
만질때 마다 손끝에서 그윽히 퍼지는 레몬향.... 그래서 이름도 '레몬 버베나...'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와 풍요로운 잎을 살랑거리는 '로즈마리'
미안했다....
주인잘못 만나서....
새로 사온날은 늦게까지 잎도 잘라주고 촉촉히 물도 주며 그렇게 그렇게나 다짐했는데....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한다는거...
어떻게 사랑해줘야지 진정 상대방을 위하는 길인지 알아야 하는거....
나의 무심함이
나의 잘못된 사랑이
받는 상대에겐 항상 목마르고 부담스럽고 치명적이 될수도 있다는거...
수북하게 잘라내버린 잎사귀와 누런 선인장 가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떠오르는 잡념들이 많은 일요일 오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