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회귀였다는 걸, 사람은 돌아올 자리가 있을 때 떠나는 길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부석사의 무량수전보다도 그 뜰에 묻힌 선묘라는 여자의 전설이 와 닿고,
어쩌면 긴 세월 살아남은 것도 사랑이었을까....라는 어울리지 않은 감상에 센치해지기도 하고,
노상에서 사과 파는 할머니를 보고 문득 눈물이 울컥 나 그만 그 자리에 앉아
시큼한 눈물 같은 사과 한 조각을 베어 물거나 등의 두서 없는 기억의 연상 끝에도
돌아가야 할 자리가 떠올랐습니다. 영덕의 강구항은 밤새 오징어배를 띄우고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야경을 안겨 주었습니다. 불이야, 하고 깨어난 새벽에는
온통 붉게 물든 방 안 가득 일출의 자연 조명이 눈부셔 한동안 침대에서 일어서질 못했습니다.
여행이란, 경이로운 삶이었습니다.
간만에 여행갔다 온 촌스러운 학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