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도 가득히 황금 들녘을 펼쳐 놓았던 가을이 가고 있어요.
가을의 끝은 저 일몰의 마지막 순간처럼 가슴을 붉게 물들이고는
막막한 어둠의 지평을 남겨 놓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일 때, 어딘가 따스한 불씨 하나가 그리울 때 이 집을
찾았어요.
눈이 맑은 시인이시네요.
방마다 가득한 불씨들이 제 마음에 불꽃을 점화하는 황홀함으로
시들을 음미했지요.
앞으로 바람처럼 기웃거리고
침묵으로 머물다가
흔적 없이 가더라도
윤성택 시인님,
이 불씨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따스한 빛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