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는 진눈내리고
오후에서 저녁 사이
어스름 녘엔 비가 내리고
우산 펼치다 접는 시간,
2
찬 바람 훅 들이마셨더니
자꾸 헤깔리는 동공의 바깥,
뭔놈의 비가 기침 한 번 했더니
탈색을 하네요,
형의 시 한 구절처럼 비틀비틀
술을 병으로 앓았더니
마음의 배반처럼 현기증 이는 날들,
참이슬 같은 물방울에서
진눈
진눈에서
싸라기
싸라기에서 결빙
겨우 완성한 정신의 견고함,
- 겨울이 좋다고 눈꽃처럼 자꾸 우격다짐 하고 있는데
여인의 숨결 같은 봄 햇볓 한 방에
우수수 부서져 녹는 마음이란
콜록, 콜록,
콧물처럼
똑, 똑,
흘러내려
갈 곳 몰라
다시 처음의 어느 뿌리에나 스밀런지
어느 시절에나 생의 순리처럼 꽃망울 밀어올리는
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