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람 사는 일

2003.03.16 22:26

... 조회 수:196


...청계천 8가, 노래 - 천지인


사람 사는 일 아름다울 때 나 눈물 난다

슬프고 원통하고 때론 기뻐서 미처

몸둘 바 없을 때 나 눈물 보았지만

사람 사는 일 기막히게 아름다울 때

나 그냥 눈물 난다

삶의 땟국물 두루 섞여 녹아 있는 눈물이

저 늙은 어미의 주름진 골짝을 맴돌아 떨어질 때

밖에서 서성이는 사랑은 주저없이 큰 삽을 들고 들어와

마음 속 가장 깊은 저수(貯水)의 물꼬를 터뜨리고

더러움과 깨끗함의 경계를 지워버린다

사는 일의 가장 낮은 데서 솟구쳐 오르는 눈물은

풀석이는 먼지의 내 몸을 흐렁흐렁 적신다

그때 모든 것들이 일시에 손 잡는 것이 보이고

가장 아름다운 세상 하나 눈 앞에 펼쳐진다

말없는 혁명처럼 마음의 남북통일처럼

아름다움은 세상의 넘을 수 없는 장벽을

훌쩍 넘어가버리는 힘이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빈손으로 넉넉하게 건너가는 일

건너가 그의 방에 그냥 벌렁 누워버리는 일

누워 함께 뒹굴며 오래 사랑해버리는 일이다

...

김선태, '눈물에 대하여' 중


...대학원 준비를 하신다는 말을 얼핏 들었는데...^^...(소문은 참 무성하지요...)더 바빠지시겠네요...
...온종일 좋은 사람과 좋은 노래를 듣다가 좋은 시가 문득 생각났습니다...김선태 시인의 시집이 새로 나온 것 같은데...저는 학생때 꼬깃 접어 간직했던 것을 좀 더 들여다 볼 참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8 안녕하세요^^ [1] 윤선아 2003.03.19 172
1237 선배님 [1] 미진 2003.03.18 174
» 사람 사는 일 [1] ... 2003.03.16 196
1235 봄비 내리는 일요일 오후, [4] 윤성택 2003.03.16 259
1234 안녕하세요 [2] 이지희 2003.03.16 179
1233 소주 [1] 소야 2003.03.16 186
1232 우리를 묶는 것들... [1] ... 2003.03.15 176
1231 '나만 그런가?' [1] 우물 2003.03.14 175
1230 봄의 길목에서.. [1] 이진선 2003.03.13 229
1229 꿈 속에서 들은 어떤 단어... [1] 김솔 2003.03.12 189
1228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중 [1] ... 2003.03.07 199
1227 봄비 [1] 조상호 2003.03.06 186
1226 앵초와 잉초 [1] 조은영 2003.03.06 151
1225 war에관한단상 [1] 성호 2003.03.05 182
1224 불가해한... [1] ^^ 2003.03.05 195
1223 오랜만에... [1] 2003.03.04 253
1222 캘린더를 넘기며 윤성택 2003.03.01 230
1221 건강하시겠죠? [1] 소야 2003.02.27 188
1220 봄이 올 무렵 [1] 천천걸음 2003.02.27 184
1219 조용한 밤에... [1] 고경숙 2003.02.26 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