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몹시 부는군요. 이 세찬 바람에 봄도 그만 날려갈 듯 합니다.
이 바람에 날려가기 싫어 나뭇가지를 꽉 움켜쥐고 있는
꽃들이 보입니다.
꽃들도 더 이상은 한계인가봅니다.
제법 수척해진 꽃들의 얼굴을 보면 이제 봄도
보따리 싸야 할 시기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가야할 때를 모르고 아직도 버티고 있는
나뭇가지 위의 시든 꽃들은 몹시도
추해보이는군요. 제 생각이 잘못이라고요?
설마, 나무들이 봄을 여직 붙들고 있다는 것은 아닐 테죠?
나무들이 미련없이 꽃들을 보내주었더라면
꽃들도 저렇듯 똥휴지처럼 찌그러지진 않았을 거라고요?
오랜만에 들러 별소리 다해봅니다.
여전히 잘 지내시죠? ^^
예전 생각하면서 예전처럼 걱정없이 오랜만에
작은교실에 <습작시>한편 올렸습니다.
이곳 작은교실을 한참 이용할 때는 시에 대한
큰 걱정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때가 그립군요.
시에 있어서만은 늘 초심을 유지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게 저를 굳건하게 만든다는 것 늘 믿고 있습니다. 자만하지 않도록 자만하지 않도록, 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끝간 데 없이 내 시가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거라는 것, 이게 저를 끝내는 진짜 시인으로 만들거라는 것 정말 믿고있습니다. 이렇게 앞만 보고 시의 길 가다보면 20년쯤 뒤에는 뭔가 변한 게 있겠지요. 저는 그걸 꼭 확인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