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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장마

2003.07.02 23:17

, 조회 수:203 추천:1


오래된 장마
                              정끝별



새파란 마음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
잠기고 뒤집힌다는 것
눈물 바다가 된다는 것
둥둥
뿌리 뽑힌다는 것
사태지고 두절된다는 것
물벼락 고기들이 창궐한다는 것
어린 낙과들이
바닥을 친다는 것

때로 사랑에 가까워진다는 것

울면, 쏟아질까?


                *


시퍼런 마음에 (마티스의)푸른 나부처럼
오래 구부린다는 것
응등그리고 떨어진다는 것
망망대해가 된다는 것
먹먹
귀에 물이 찬 듯 그저 세상과 두절 된다는 것
후두둑후두둑 울먹이다 터뜨리는
어린 것들의 소리가
밤새 들린다는 것

때로 사람에 가까워진다는 것

비오면, 그처럼 눈물 쏟는 사람이 될까?


- 그냥,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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