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타는걸까요--->정말로 추녀
조금은 서늘한 밤공기가 좋아 잠을 자지 못하네요.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연휴가 긴 관계로 대천에서 3일을 머물렀습니다.
올라오기 전날 대천해수욕장에도 들렀지요.
세상을 뒤집어버린 태풍의 위력인지 그때까지도 파도가 거세더군요.
큰일 당하신 분들껜 죄송스럽지만..
가을바다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한가로이 모래사장에 앉아보았습니다.
고등학교시절..
바다는 언제나 제 넋두리를 들어주는 고마운 친구였죠.
그때는 왜그리 슬프고 고민스러웠던지.
바다의 힘인가요?
그렇게 회색필름들이 재생되며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들이 교차하더군요.
그것도 잠시..
일어서서 모래들 털며..
함께 날려버렸습니다.
상념들..
늦은시간 이곳에 들러 이런저런 글들 읽으면
나태한 내 삶에 일종의 흥분과 긴장감들이 생기는듯하네요.
막연한...동경일지도.
아래 성국선배글이 있네요.
참..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네요.
미사리 가수라..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런 노래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헉...작은몸? 이거 보면 삐지겠다..ㅋㅋㅋ
이번 추석은 일 때문에 대천에서 일찍 올라왔단다. 예년 같았으면 해수욕장 옆 어항에 가서 대하새우를 사다가 저녁나절 후라이팬에다 호일을 덮고 소금을 깐 다음, 바닷가 저녁해처럼 붉어질 때까지 구운, 소주 한 잔 꿀떡 넘어가는, 그런 여유로움이 있었을 텐데, 눈 비비며 밤늦게 도착해보니 어찌 아셨는지 어머니가 사온 그 새우가 모락모락 먼저 돌아눕고 있더구나. 나 또한 대천 겨울바다에게 물어본 말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내 중고교시절이 그 바닷가 짠물 어딘가에 섞여 있을 것만 같다. 아득한 그 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