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페스티벌 2003,
요즘 이게 하루의 전부입니다.
저녁 늦게까지 이 안에 있다가 잠만 자고 나와
아침부터 그 안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복잡한 관계들이 나를,
하루 종일 끌고 다닙니다.
코스모스는 역시
붉은 무릎을 숨기지 않고
조금씩 꺾여 가는데
안간힘으로 꽃 대궁을 붙들고 있는
이 가을의 중심,
저물 것들만 모여 쓸쓸하게
먼 산이라든가
건물옥상 모서리라든가
전깃줄 끝이라든가
머물곤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좀더 착해져야겠습니다.
내 남은 청춘에게 자꾸
보여줄 것이 없다는 불안감.
너무 멀리 있는 친구 때문에
가로등이 생각만큼 환합니다.
내게 남겨진 캔맥주 두 개가
밤별들을 죄다 불러 모을 것 같은,
3일이고 갈 길이 없어 연숙이에게 후배중에 갈 사람에게 주라고 했죠
형... 잘 지내시죠?
저도 요즘은 미력하지만 작은 미니홈피 꾸미는 재미로 솔솔해요...
아참 그리고 이번 달에 드디어 승일이가 전역하네요...
지난 주 수요일에 마지막 휴가 나온 승일이를 2년 7개월만에 만났네요...
신선희 교수님께서 승일이 다시 군대 가야 한다고 하시던데...^^
11월에 문학의 밤 때는 오실거죠? 그때 뵙도록 하죠...
그때까지 건강,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