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계시지요?
매일 들락거리면서도
흔적은 모처럼 남기내요.
늘 멋잇는 젊은 간직하세요.
거둠 질
고추밭 넘어 밤나무 숲이
다홍빛 휘장을 두른다
깊은 가을을 퍼붓는 한 낮
외딴집 안마당 붉은 잠지들
멍석 위에 내놓고 굽는다
제각기 제 몸이 더 굵다고 뽐내며
장날 투박한 손길 몇 굽이 타고
누구의 입맛을 빨갛게 물들일지,
그들과 작별의 증표로 받은 지폐 몇 장
여름내 비탈 밭 김매던 야윈 영감생각
간 고등어 한 손이 쑥부쟁이 밝히는
들길을 지난다
재잘거리는 물길을 건넌다.
봉숭아 물든 쪽마루 저녁상에
희나리 고추에 졸인 자반 한 토막
막걸리 한 사발이 푸짐하다
거둠질이 끝난 들녘을 쓰다듬고
풍요로운 갈바람
살찐 고양이 걸음으로 지나간다
^^ 살풋한 시 고맙습니다, 읽으면서 생각해본 것인데 운율감 있는 '시조'쪽으로 마실을 가셔도 잘 하실 것 같네요. 늘 알게 모르게 주위에 계시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고 계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을까요? ^^ 건강하시고요, 종종 발걸음 주세요.